天軍

전투로봇개발 및 무궁화위성연계 정보력강화

한부울 2006. 8. 6. 22:16
 

[특집]국방로봇 ‘돌격 앞으로’

[뉴스메이커 2006-07-07 11:39]

우리나라 개발수준 어디까지 왔나… 자율주행 기술 확보 ‘견마로봇’ 실용화 기대

 

 

국방과학연구소 무인자율화팀이 개발해 이번에 4단계 자율주행에 성공한 무인차량로봇 XAV.


6월 27일 오후 대전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 무인자율화연구팀의 김준 연구원(29)은 무인차량로봇 XAV의 카메라 조정에 몰두하고 있다. XAV를 원격조종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같은 영상이 필요하다. XAV 윗부분에 카메라 3대, 앞부분에 카메라 2대가 달려 있는데 이를 조정해 더 넓은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김 연구원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그럴 만도 했다. 김 연구원이 하는 업그레이드 작업은 XAV가 구현하고 있는 자율주행 능력에 비하면 그다지 어렵거나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상에서 움직이는 국방로봇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 부분인데, 김 연구원 등 국과연 무인자율화연구팀은 6월초 XAV의 야지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했다. XAV는 원격제어주행 뿐 아니라 전투지역 집결을 위해 지휘통제 차량이나 미래병사의 이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종속주행과 실제 운용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XAV가 감지센서로 장애물을 스스로 알고 피하고 통과하는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간단히 만든 실험용 차량이기 때문에 비가 내린 6월 8일 정식시범행사에서는 야외시연을 못했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대내외에 충분히 알렸다.


장애물 감지 최대 10㎞ 속도로 이동


연구를 해온 1년 5개월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국방로봇 자율주행 연구는 국과연에서도 최초로 시작한 것이다. 무인기술을 수십 년간 연구한 미국이 국방로봇이 중심이 된 미래전투체계(Future Combat System) 개발사업에 17조 8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 것이 계기였다. 미국은 국방로봇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


우선 로봇은 소중한 병사의 생명을 아낄 수 있다. 유인 전투차량은 공격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못하다. 하지만 로봇으로 대체하면 병사들은 안전한 후방에서 로봇을 조종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게다가 경제적이다. 병사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가 점점 비싸지는 상황에 국방로봇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다. 장갑차 한 대 가격이 100억 원 정도라고 하면 국방로봇은 10억 원 남짓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만들어 이용할 수 있는데, 그중 무인비행로봇이나 감시정찰차량 등은 ‘먼저 보고 먼저 사격해 먼저 파괴하는 전투’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론적으로는 인명 피해가 없으면서 전쟁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국방로봇의 가능성에 주목한 박용득 전 국과연 소장은 군의 소요가 없다는 이유로 중요한 국방로봇 기술 개발에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기술개발 예산의 일부를 ‘국방로봇 기술시범’에 투자했다. 무인자율화연구팀에 주어진 시간은 1년 5개월. 국방로봇 기술을 연구한 경험이 없던 터라 ‘무’에서 시작했다. 보통 경험이 없는 경우 검증된 기술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팀장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쉽고 안정적인 길을 외면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팀장의 결정에 팀원의 불만은 높아졌다.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무인자율화연구팀원은 거의 매일 한밤중을 초저녁으로 알고 일했다. 시연을 앞둔 5월말에는 2주 넘게 땡볕 아래서 야외실험을 했다. 뜨거운 태양에 온몸이 새까맣게 타는 등 온갖 고생을 다했지만 김 연구원은 XAV가 목표했던 수준의 자율주행에 성공하자 지난날의 어려움은 모두 잊고 활짝 웃을 수 있었다.


 

 

국과연 무인자율화팀을 이끌며 XAV 개발을 주도한 박용운 팀장은 2020년쯤이면 미국과의 국방로봇 기술차가 3~4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주행 10단계 중 4단계 수준


자율주행은 국방로봇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장갑차나 전차 등 현재의 무기체계를 이용하는 국방로봇은 인간을 대신할 ‘머리’ 부분은 따로 개발해야 한다. 안전한 후방에서 병사가 원격조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으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통신을 감청하거나 가로채는 기술이 발달한 요즘 전장에서 원격조종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통신이 끊기면 원격제어 로봇은 멈춰버린다. 이런 사태를 대비해 귀환한다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어느 수준의 자율주행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병사 1명이 로봇 1대를 조종해야 한다면 인력 감축이라는 경제적인 장점도 무색해진다.


그런데 자율주행 기능은 말처럼 쉽지 않다. 현재 걷고 악수하고 인사하는 인간형 로봇의 행동은 모두 철저한 프로그래밍에 의한 것이다. 자율주행은 말 그대로 인간 수준의 인식과 판단이 필요한만큼 무척 어렵다. 국과연이 이번에 시연에 성공한 자율주행은 미리 정해준 곳을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최대 시속 10㎞ 정도로 이동하는 XAV는 장애물이 나타나는 경우, 센서를 통해 인식한 뒤 회피한다. 고정된 장애물 뿐 아니라 이동하는 장애물도 적극적으로 인식한다. 사람이 길을 막고 서 있다가 XAV가 겨우 통과할 만한 틈을 내주면 이를 놓치지 않는다. XAV의 진행방향을 계속 막으면 이리저리 회피를 시도한다.


국과연이 확보한 자율주행의 수준은 전체 10단계 중 4단계. 장갑차에 탑승하는 승무원의 판단을 완벽히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나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수십 년 전부터 장갑차 무인화 연구에 매달린 미국조차 아직 6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6단계는 야지에서 유인차량이 보이는 절반 정도의 속도(약 시속 20㎞)를 구현하는 수준으로, 보병과 함께 하는 경전투로봇에 활용된다. 야지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약 시속 40㎞)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하려면 적어도 7단계는 되어야 한다. 빠른 기갑전을 벌여야 하는 중전투로봇에 7단계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속도가 두 배가 되려면 계산이 네 배로 복잡해지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다. 어려움에 처한 미국은 중전투로봇 실전배치를 2012년에서 2014년으로 2년 늦췄다. 경전투로봇은 2012년쯤 배치될 예정이다.


XAV에서 확보한 기술력은 국방로봇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2012년 국방부와 정보통신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견마로봇’이 결실을 보는데 여기에 XAV의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이 활용된다. 감시·정찰과 지뢰제거, 전투용 등으로 만들어질 견마로봇은 주로 경사가 심한 전방 철책이나 해안선 부근에 배치된다. 주어진 구간을 왕복하면서 감시·경계를 담당하기 때문에 고도의 자율주행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입력한 대로 왕복하되, 장애물이 나타나면 회피하는 4단계 수준이면 충분하다. 국방부와 정보통신부는 올해 9월부터 2011년까지 334억 원을 들여 추진할 계획이다. 국과연에서 XAV 사업을 이끌었던 박용운 팀장(47)은 “야지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선 로봇의 견고함과 빠른 속도 등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자율주행 기술은 확보한 상태라 2012년까지 견마로봇을 만들어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방부 등이 연구하는 것은 바퀴형 견마로봇으로, 4족이나 6족형 견마로봇은 산자부 주관으로 추진한다.

침입자 발견하면 ‘처리’ 능력까지

 

 6단계 기술이 적용될 경전투로봇은 보병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며 7단계 기술이 적용되는 중전투로봇(아래)은 기갑전을 수행한다.


견마로봇은 현재 국방부가 추진하는 전방 지상관측소(GOP)의 과학화 경계시스템과 연계될 수 있다. 방위사업청은 최전방 철책에 최신 기술을 적용한 감시·경계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6월 23일 (주)에스원과 시범사업을 위한 사업계약을 체결했다.


첨단시스템은 광그물망을 설치한 기존 철책 상단에 200m 간격으로 저조도 카메라를 부착한다. 이 카메라는 낮에는 1㎞ 이상, 밤에는 200m 이상 거리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자동으로 감지한다. 중대본부가 있는 자리에는 낮 2㎞ 이상, 밤 4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는 고성능 카메라를 부착한다. 철책에 설치된 광그물망에 침입자의 신체가 닿거나 카메라가 물건을 포착하면 즉각 카메라가 해당지점을 촬영, 대대 지휘통제실과 소초 등으로 영상을 보낸다. 올해 하반기 예정인 시범사업에서 효과가 인정되면 방위사업청은 2011년까지 956억 원을 투입해 전방 철책에 모두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견마로봇이 가세하면 철책 부근의 인력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감시정찰형과 함께 전투형 견마로봇까지 도입하면 경계시스템 등에서 발견한 침입자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사병이 하는 일은 안전한 지휘통제센터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것뿐이다. 국방부장관과 정보통신부장관의 정책적인 결정으로 시작된 사업이라 아직은 군의 소요제기가 없는 상태지만 방위사업청은 견마로봇 개발 추이에 따라 도입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 GOP과학화경계시스템 사업팀장 윤성덕 대령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전체 개념에는 견마로봇이 포함돼 있다”면서 “2012년 이후 사업 결과에 따라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견마로봇이 실용화되면 이는 본격적인 국방로봇 배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견마로봇만 가지고 미래전을 대비하기에는 부족하다. 국과연은 지난해 11월 ‘제13회 지상무기체계발전세미나’에서 국방로봇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공개한 적이 있다. 각 군 사관학교 교수와 각 군의 중대장, 국과연 기술진이 모여 만든 것으로 기술적으로나 전략·전술적으로나 실현가능한 상황을 상정한 것이라고 한다.


2○○○년 ○월 ○○일 무인정찰기 등 감시정찰장비가 적국의 도발움직임을 발견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예하 사령부에 정찰명령을 내린다. 공군은 중고도무인정찰기, 해군은 함대사급 무인기, 정찰감시용 무인잠수정·무인수상함, 육군은 군단급·사단급 무인기를 통해 적진의 동향을 파악한다. 각 군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정보를 파악한 합참은 작전을 세운 뒤 도발에 대응한 공격명령을 내린다.


각 군은 다목적화력차량과 전투용무인잠수정·무인수상함, 대공제압기를 최대한 활용해 적의 레이더기지와 대공포 기지, 적 해군기지와 잠수함부대, 적 지휘소와 기계화부대 등 중요목표물을 원거리에서 공격한다. 대강의 목표물 공격이 끝나면 근접전을 시작한다. 다목적감시정찰로봇 속에서 날아오른 소형정찰무인기가 적의 중심지 곳곳에 배치된 적군 및 적 병기의 위치를 파악해 지휘통제센터로 보낸다. 지휘통제센터는 경전투로봇과 중전투로봇 등에 공격명령을 내리고, 어느새 적군은 괴멸돼버린다.


이제 남은 것은 적의 본부. 로봇을 앞세우고 본부 앞에 도착한 미래병사는 짊어진 소형정찰로봇을 꺼내 건물 안으로 들여보낸다. 소형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미래병사의 손목에 달린 수신기에 전달된다. 적의 위치를 파악한 미래병사는 순식간에 적군을 궤멸하고 적의 본부를 점령한다. 전쟁은 승리로 막을 내린다.’


시나리오에도 등장하듯 효과적인 전투를 하려면 강력한 로봇이 필요하다. 국과연은 2012년까지 경전투로봇에 필요한 6단계 기술을, 2015년까지 중전투로봇에 필요한 7단계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6단계 자율주행 연구에 착수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방로봇에 대한 군의 수요가 없기 때문에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연구개발은 힘든 상태다.


 

국과연 김준 연구원이 XAV의 카메라를 조정하고 있다.


중고도 무인기·수중로봇도 계획


또한 시나리오에도 등장하듯이 육해공에서 효과적으로 무인로봇을 이용하려면 더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야 한다. 지상 뿐 아니라 해상, 수중, 공중에서 활약하는 국방로봇이 필요하다. 이중 공중로봇은 어느 정도 개발된 상태인데, 하늘에는 장애물이 없어 기술개발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에는 이미 본토에서 이라크에 배치된 무인정찰공격기 프레데터를 조종하는 부대를 운용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해있다. 미국은 현재 병사 개인이 짊어지고 다닐 수 있는 무인정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도 2000년 8월에 공중 무인정찰기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 생산하고 있는 저고도 무인정찰기는 최근 5군단에서 완비한 C4I 체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과연은 내년부터 미국의 프레데터급 중고도 무인기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상 쪽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인 해상·수중 로봇의 개발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과연은 이르면 2010년쯤 바다 속 기뢰를 제거하는 수중 국방로봇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종류의 로봇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박용운 팀장은 “현재는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8년 이상이지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15년쯤에 이르러 3~4년 차이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 정도가 되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모든 국방로봇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 군은 미래전에 필수적인 C4I체계를 수립했다. 조기경보통제기 구입에 나섰고 저고도 무인정찰기 등을 이용한 전술지휘통제자동화(C4I) 체계를 확보한 만큼 국방로봇만 실용화된다면 국방로봇의 미래를 다룬 시나리오가 그리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실전에 배치된 미국의 국방로봇


미국은 이라크에 다수의 국방로봇을 배치했다. 가장 오래된 것은 폭발물처리반이 사용하고 있는 소형로봇인데 F. 미러사의 타론EOD로봇이 가장 많이 배치됐다. 담당병사가 휴대형 제어장치를 보고 기동하는데, 현장의 영상은 로봇에 탑재된 카메라 4대로부터 컬러로 수신된다. 타론은 2000년 보스니아작전 때 처음 실전에 투입돼 9·11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빌딩 수색에도 사용됐다. 이 밖에 이라크에는 중량 20㎏의 휴대형 정찰로봇 팩봇도 200대 이상 배치됐다. 무인비행기에서도 프레데터 등 공격까지 가능한 무인기가 배치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미군은 올해 안으로 다용도 로봇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주로 위험지대 등에서 수송임무를 담당한다. 1.5t급으로 1t가량의 화물을 수송하거나 정찰·감시 등을 해낸다. 센서와 GPS 내비게이션을 탑재,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사전에 입력된 구간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한다.


미군이 추진하고 있는 FCS체계 중 대표적인 것으로 록히드마틴사가 개발계약을 획득한 2.5t급의 MULE 다기능로봇을 들 수 있다. 이는 경전투로봇급으로 6륜구동 공통차체에 수송과 지뢰처리, 경전투 등 3종류의 장비패키지를 실어 각각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우리의 견마로봇처럼 서스펜션 암을 빙글 돌려 1.5m의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 수송의 경우 한 대로 보병 18명이 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탄약과 식량, 물을 탑재할 수 있다. 경전투형 MULE는 보병소대에 배치돼 보병의 방패구실을 하면서 대전차미사일이나 기관총으로 적을 공격하는 일을 담당한다. 자율주행 6단계에 해당한다.

중전투형 로봇으로 BAE시스템스가 개발하는 ARV전투로봇이 있다. 중량 8.5t으로 완성되면 가장 대형이면서 가장 강력한 전투로봇이 된다. 외관은 전차와 비슷한데 기관포와 대전차미사일을 탑재한다. 장갑차 부대에 배치돼 적전차나 진지 파괴를 담당한다. 미 해병대도 3t가량의 전투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정찰과 감시, 핵·생물·화학무기 등의 조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에 일단 6대가 일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미군의 로봇개발은 이라크에서 피해가 늘어나면서 점점 가속되는 분위기다. 미군의 피해도 피해지만 이로 인한 국내의 반전분위기도 커다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편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로봇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자 국방로봇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피를 흘리지 않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현실 덕택에 새로운 침공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정재용 기자

[특집]전투 생중계 보며 지휘한다.

[뉴스메이커 2006-07-07 11:39]

육군 2008년까지 전방부대 ‘디지털 군단’ 전환… C4I 시스템으로 작전 신속 수행


 

‘디지털군단’ 의 지휘통제소 안에서 장병들이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디지털 작전상황도’ 와 함께 휴대용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하고, 먼저 타격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증명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명제다. 당연히 현대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히 현대전은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무기체계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모두 바뀌고 있다. IT는 실시간으로 전장 상황을 공유하게 하고 장거리 타격을 통해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한마디로 기존의 거리·공간 개념을 사라지게 하는 수단을 제공해주고 있다.


앞으로의 전쟁은 지휘통신·정찰, 감시 및 정밀타격(C4ISR+PGM)과 네트워크 중심 개념을 바탕으로 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전쟁개념은 지형적으로 분산돼 있는 작전 요소들을 네트워크화해 적군에게는 치명타를, 아군에게는 생존성을 높여간다는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 중심전쟁’(NCW·Network Centric Warfare)이란 새로운 전쟁이론을 등장시켰다.


대형스크린 통해 아군·적군 위치 파악


이에 맞춰 전문가들은 유비쿼터스 전쟁 환경에 맞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무기체계 개발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정보화를 달성한 군대와 정보화에 낙오한 군대 사이의 전투는 정상인과 장님의 싸움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6월 27일 육군에서는 ‘하나의 획’을 긋는 행사가 열렸다. 155마일 휴전선 중앙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5군단이 이날 군 최초로 ‘디지털 전장 지휘체계’의 전력화를 이뤄낸 것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육군은 2008년까지 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든 전방 군단을 미래전을 대비한 ‘디지털 군단’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디지털 전장 지휘체계는 ‘피와 살’이 튀는 거대한 전장을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마치 전자오락 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디지털 전장 지휘체계 아래서는 무인항공기(UAV) 등 감시체계와 다련장로켓포(MLRS) 등 타격체계가 전술지휘통제자동화(C4I) 시스템으로 연동돼 전투 수행절차가 최대한 단순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지휘관의 판단이 빨라지고 적보다 빠른 방어와 공격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전장 지휘체계를 갖춘 군단이 대치 중인 적군과 전투를 치르는 모습을 가상해보자. 이를 통해 앞으로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다.


먼저 군단의 정찰중대가 운용하는 무인항공기(UAV)가 보내온 영상 정보와 감청 정보에서 적의 공격 징후가 짙어지자 지휘관과 참모들은 급히 군단 벙커 지휘소에 자리를 잡는다. 군단장이 응시하는 지휘소 내의 대형 스크린과 지휘관의 노트북 PC에는 아군과 적군의 위치와 이동상황은 물론이고 교전으로 인한 피해상황 및 화력 등 각종 정보가 한눈에 펼쳐진다. 지휘통제소 내 네트워크 장비를 움직이는 장병들도 숨죽인 채 책상에 앉아 전면의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디지털 작전상황도’(COP·Common Operation Picture)와 함께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한다. 간간히 컴퓨터 자판 두들기는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작전상황도에는 군단의 각종 정보자산을 통해 수집된 적군과 아군의 움직임 등 각종 현황이 시시각각 표시됐다 사라진다.


적에 대한 각종 정보 수집은 UAV, 적 항공기의 항적을 추적하는 저고도탐지레이더(TPS-830K), 표적탐지레이더(AN/TPQ-37) 등 각종 첨단장비에 의해 실시간으로 수집돼 디지털 작전상황도에 입력된다. 적진에 침투해 있던 특공연대 소속 특수부대원 등 적지종심작전부대가 보내온 무기고 등 파괴해야 할 적의 중요 시설의 위치도 좌표에 입력된다. 적의 공격이 시작되자 적과 전면에 대치하고 있던 아군도 교전상황을 시시각각으로 휴대용위치보고전송장치(PRE)를 통해 수시로 전송한다. 이처럼 전송된 정보는 초고속 통신로인 전술통신체계(SPIDER)를 통해 전산센터 서버를 거쳐 군단은 물론, 사단·연대급 부대까지 동시에 전파된다. 일선 부대끼리도 랜망으로 연결돼 있고 장병들은 휴대용 컴퓨터로 각종 정보를 송수신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야전용으로 방수기능과 방충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군단장은 지휘소 스크린과 노트북을 통해 현재 아군 부대의 위치는 물론 적 부대의 상황까지 손금 들여다보듯 관찰하더니 공격 명령을 내린다. 명령은 불과 수분 만에 컴퓨터로 전 제대에 하달되고 포병대대전술통제기(RTCS)와도 연동된 다련장로켓포(MLRS)와 K9자주포 등 소위 ‘장거리 종심타격자산’이 적의 중심부를 강타한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3000여 발의 포탄이 적표적을 타격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현황이 속속 떠오른다.


무궁화 위성과 연계 정보력 강화


이는 5군단이 실시했던 군단급 FTX 훈련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성출 5군단장(육사30기·육군중장)은 “첩보를 수집·분석하고 상황을 판단하기까지는 종전의 5분의 1, 자주포 등으로 표적을 타격하기까지는 종전의 3분의 1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전장 지휘체계로 인해 복잡하고 불필요한 행정소요가 사라졌다”며 “이제는 각 기능별 컴퓨터에 입력된 자료가 시시각각 정보로 종합돼 공유되는 디지털 전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개 전투하며 ‘돌격 앞으로’를 외치던 돌격전이 과거 전장의 상징이었다면 앞으로의 전장은 첨단 정보통신 중심의 네트워크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상전술 C4I체계는 장기적으로는 합동참모본부가 기존 지휘통제체계 ‘CPAS’(Command Post Automation System)를 개량해 구축하고 있는 합참지휘통제체계(KJCCS)와도 연동돼 해군의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 , 공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 등과도 연계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군의 C4I체계를 방산수출의 한 품목으로 간주하고 국익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향후 10년간 C4I체계 시장규모를 약 105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개발 및 전력화를 통해 국방예산이 약 8000억∼1조2000억 원이 절감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지상전술 C4I체계는 유사시 마이크로파 중계소가 적의 집중적인 타격 대상이 되기 때문에 생존력에 한계가 있다. 현재 군은 통신수단으로 땅속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통신이나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무선통신, 무전기 등 주로 지상망에 의존하고 있다. 지상망은 또 적의 공격이 아니더라도 화재, 홍수를 비롯한 자연재해에도 취약할 뿐더러 통신 거리에도 제약이 따른다.


이런 면을 고려할 때 군은 오는 8월 발사할 계획인 무궁화 5호 위성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무궁화 5호는 C4I체계와도 연동돼 군의 정보력을 강화함으로써 전투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네 번째 상업용 위성이자 군 최초의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는 12개와 24개의 군·민용 중계기가 각각 탑재된 것으로 3만6000㎞ 상공의 정지궤도(동경 113도 적도지점)에 올려진다. 특히 12개의 군용 중계기는 적의 전파 방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 전자전 기능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작전에서 생명선이나 신경망에 비유되는 통신망의 생존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지상망에 비해 용량이 너무 작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 때문에 방위사업청은 통신과 정찰 기능을 포함한 다목적 실용위성 등 첨단전력 체계를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치부/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