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두 발에 피폭되고도 살아남은 일본인
[서울신문] 2009년 03월 25일(수) 오전 07:00
올해 93세의 일본 남성 야마구치 쓰토무는 지난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 출장 중이었다.그곳에서 그는 미군의 B-29 폭격기가 떨어뜨린 원자폭탄에 피폭돼 상반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이날 밤을 거리에서 꼬박 새운 그는 다음날 고향인 나가사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래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히로시마는 거의 쑥대밭이 됐는데 그가 목숨이라도 부지한 것은 천만다행이었던 일.
히로시마에 원폭이 떨어진 사흘 뒤인 9일 그는 나가사키에 겨우 돌아왔는데 또다시 이곳에서 미군이 두 번째 떨어뜨린 원자폭탄에 피폭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보는 이의 견해에 따라선 운이 지독히 나빴다고 할지 모르지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원폭에 피폭되고도 살아난 가장 운 좋은 사람일지 모른다고 24일 지적했다.
야마구치가 2차대전 말기 미군의 두 차례 원자폭탄 투하에서 모두 살아남은 첫 생존자로 인정받았다고 AP통신이 히로시마시청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그는 앞서 나가사키 원폭 투하의 ‘히바쿠샤(피폭 생존자)’로 인정받았었다.
나가사키시 공무원인 미야모토 토시로는 “우리가 아는 한, 그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모두 원자폭탄 공격의 생존자로 공식 인정받은 첫 사례”라며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그와 같은 희생자가 더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히바쿠샤로 인정되면 매월 수당과 무료 건강검진과 장례비용 등 정부 보상금이 나오지만 야마구치의 경우 보상액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야모토는 덧붙였다.
일본은 원자폭탄 공격을 받은 유일한 나라이며 히로시마에선 14만명이, 나가사키에선 7만명이 목숨을 잃었다.야마구치는 두 도시에서 살아남은 26만명 가운데 한 명이다.방사능에 피폭되면 암, 간질환 등 심각한 질병을 달고 사게 된다. 하지만 야마구치의 건강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공표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직도 수천명의 생존자들이 원폭 피해자임을 인정받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부는 의료진이 방사능 관련성만 입증하면 이들을 피폭자로 인정하는 식으로 선정 기준을 느슨하게 고친 바 있다. 아마 이런 이유로 그가 두 차례 모두 피폭됐다는 점을 인정받는 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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