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리스트/국가우주무기

최강 T-50 훈련기 이렇게 만들어진다

한부울 2008. 11. 16. 00:16

T-50 훈련기 싱가포르 수출 청신호 http://blog.daum.net/han0114/16966909 

UAE, 고등훈련기 수주전 韓 T-50, 伊 M-346 대결로 압축

http://blog.daum.net/han0114/13605782  

KAI, T-50은 시작일 뿐…목표는 우주선 http://blog.daum.net/han0114/1704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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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T-50 훈련기 이렇게 만들어진다

[아시아경제] 2008년 11월 12일(수) 오전 11:45

 

 


지난 7일 기자가 찾은 사천공항은 공항기의 이착륙이 모두 취소될 정도로 자욱한 안개로 뒤 덮혔다. 하지만 그 활주로 위에 희망을 날리겠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한국항공우주산업(KAIㆍ카이)는 안개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사천에 위치한 KAI 제1공장은 축구장 2배가 넘는 규모로 마치 돔구장을 연상케했다. 이 공장에서는 4000여명의 직원들이 바쁜 손길로 T-50은 물론, KT-1, F-15K 기체를 라인별로 조립하고 있었다. 동체내부 케이블을 연결하는 조, 연결된 케이블을 가동하는 조, 기체 모양을 조립하는 조 등 각조별 라인이 이동될 때 마다 활주로 위 희망들이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 'T-50의 요람' 1공장 마치 돔구장 같아

 

 

T-50은 1997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 KAI와 록히드마틴사가 공동 참여해 세계 12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국내 최초의 초음속 고등항공기다.


오세창 개발본부 팀장은 싱가폴, 아랍에미리트(UAE)와 수출협상 진행 중인 T-50에 대해 "현재 KAI의 전투기개발기술은 94%수준이며 2020년 이후에는 독자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30년 이후에 800~1200여대 수출을 전망하고 있어 훈련기 시장의 35%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50은 원자재 투입 대비 부가가치(중량당 가격)는 kg당 435만원으로 중형차인 현대 아반떼의 kg당 1만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고 부가기치를 창출한다. T-50은 기술력 또한 고등훈련기시장에서 경쟁기종으로 불리는 이태리 M246와 비교했을 때 속도나 무기장착능력 등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타국훈련기 경쟁 기종보다 성능 우수

 

 

KAI1공장 밖에는 이미 제작이 완료된 시제기 3대가 시험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색공장 안에서는 34번 기가 T-50 형제임을 알리는 표식을 하고 있다.


이 공정이 마무리되면 옆 건물에서 엔진시험이 이루어지는데 한 대당 평균 3~4회 정도 이루어진다. 이날은 특히 엔진시험이 이루어지는 날이었는데 운용시험 담당직원은 "현재 한 달에 한대정도 양산중임을 감안할 때 엔진운용시험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에 가깝다"고 말했다.


엔진운용시험은 T-50기체를 바닥에 고정시킨 후 엔진출력을 최대한 올려보는 시험. 이날 공장에는 T-50 33호기가 엔진시험을 위해 대기 중이었으며 기자는 담당직원의 지시에 따라 특수귀마개를 착용한 후 엔진 근접허용거리 4m앞까지 다가갔다.


겁을 주던 직원이 웃음을 보이는 순간 엔진에는 시동이 걸렸고 5분간의 각종 상황체크 후 불꽃을 뿜으며 엔진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조정석에 있는 직원이 애프터버너(after burner: 제트엔진의 후기 연소장치)를 점화시킨 것.


◆ 4m서 느낀 '엔진의 힘' 가슴 터질듯

 

 

곧이어 1만7천파운드의 힘을 내는 순간 특수귀마개에도 불구하고 고막이 흔들릴 정도의 굉음이 온몸을 강타하고 진동은 엔진후면 벽면을 흔들며 몸까지 고스라니 전달됐다.


4m근접거리에서 느끼는 소음은 정말 담당자가 겁을 주며 건넨 말대로 '오장육부가 들썩일 정도'였다. 30초정도가 지났을까 엔진파워를 줄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았다. 엔진운용시험장에서 나와 길 건너편 건물로 들어가니 이번엔 최첨단 조종석 분석용 시뮬레이터(Handling Quality Simulator)가 기다렸다.


T-50을 가상으로 비행해 사천공항에서 제주를 돌아 다시 착륙시키는 명령을 하달 받고 렌딩기어 등의 비행조작법을 설명 들었다. 이륙을 위해 시뮬레이션 앞에 앉는 순간 등에서는 그새 땀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스로틀(throttle:엔진출력 조절레버)를 밀고 직원이 지시대로 마하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렸다.


마하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시원하게 보이는 지도는 한국지도를 입체영상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란다. 능숙한 조종사일수록 대충 지도만 봐도 "여기는 무슨 산, 저기는 무슨 강" 척척 맞춘단다.


◆ 가상 회전비행때도 비행착각 현상

 

 

기체를 180도 회전해보니 바다와 하늘이 거꾸로 보였다. '위는 바다, 아래는 하늘' 정말 구분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이런 비행착각(vertigo)현상으로 인해 비행도중 종종 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사고도 발생한다. 이 시뮬레이션에서는 경고음으로 알려주는 동시에 모니터 화면으로 목적지까지의 방향까지 설명해줬다.


이기범 연구원은 "타 시뮬레이터와는 달리 항공기설계목적의 정밀성을 겸하고 있어 타 항공기관에서 샘내고 있는 기기 중에 하나"라며 "이며 현실적으로 일반 시뮬레이터 중 교과서적인 장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험비행을 마치고 찾아간 곳은 제2공장. 그곳에는 P-3해상초계기가 벌거벗은 모습으로 맞이했다. 미군에서 40년간 운용해온 초계기를 들여와 수명을 20년 늘리고 내부 전자장비를 현대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명연장 작업을 위해서는 주 날개, 꼬리날개의 교환은 필수이며 나사하나까지 교체해 그야말로 모양 빼고 다 바꾸는 리모델링작업이다.


이은선 P-3생산본부 팀장은 "일부 전자장비의 경우 현재 미군에서 쓰고 있는 초계기보다 우수하며 해군에서 2차로 추가 8대를 도입키로 해 앞으로 우리나라 삼면의 바다위에서 주력비행기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KAI에서는 현재 주력사업으로 KHP한국형헬기사업을 준비 중이며 이미 40%를 진행, 내년 7월쯤이면 지상시험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형헬기사업은 체계개발시 63% 국산화 목표를 세우고 군을 비롯한 헬기구매시장에 700여대가량 납품할 계획이다.


◆ 한국형 헬기사업 등 시장점령 눈앞

 

 

최건묵 KHP개발본부 부장은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은 제자리 비행고도가 백두산보다 높은 1만피트까지 가능하며 하단 연료통부분에 총알 사격을 받아도 자체에서 그 구멍을 메울 수 있는 특수 셀프실링설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들의 열정 섞인 설명과 함께 공장을 나온 시간은 저녁 5시. 아침에 짙게 깔렸던 안개는 사라지고 저 멀리 KAI가 품고 있는 열정만큼이나 붉은 태양이 보였다. 이 태양은 마치 우리 항공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양낙규 기자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