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한국인들 제발 교회 나오라고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한부울 2008. 8. 2. 20:06
 

한국인들 제발 교회 나오라고 강요하지 말아주세요.

[다음세계방]2008.07.31deadtrack


안녕하세요? 오레건 주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미국에 혼자와서 유학하여, 취직하며 생활한지가 벌써 6년째가 되어가는군요.

전 아는 사람 없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혼자와서 메일트리뷴 신문 등등을 보면서 방 알아보고, 월마트에서 19불짜리 밥통 구입하고, 윈코에서 쌀(medium grained)사서, 혼자서 요리해서 밥을 먹으면서 무사히 유학 마치고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미국에 있으면서 이런 저런 경험 등을 많이 하였는데, 한국 사람들 제발 이런 것은 좀 고쳤으면 하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여기서 하고픈 말은, 제발 교회 나오라고 강요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유학중이었을 때, ESL 수업 때 아는 한국인분이 교회에 다니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전 한국에 있었을 때, 워낙 강요하다시피 교회 다녀라는 전도를 너무나 많이 받아보아서, 미국에서까지 이런 소리를 들으니 좀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교회는 죄송하지만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죠. 그리고는 몇 일 후에던가?


학교에서 학생 신분 (none work-study)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제 보스가 누가 저를 찾아왔다고 나와 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왔더니, 한국인 아저씨 한분께서, 난 여기 한국 교회 집사인데, 왜 교회 안나오냐고 뭐라고 하시는 거에요.


한국인들은 대다수가 다 교회 다니는데, 난 뭐냐면서 말이죠. ㅡㅡ; 그러더니, 제 집주소랑, 전화번호 가르쳐 달라고 하고는, 일요일 아침마다 예배가 있는데, 차가 없으면 교회에서 차로 데려다 주겠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집 주소는 가르쳐 주지 않고, 그냥 전화번호만 가르쳐 주었더니 알았다고 하시면서, 그냥 가셨습니다.


그리고 몇 일 후에 던가? 교회에서 진짜로 전화가 걸려 왔더군요.


너 어디에 사냐고 등등 하면서, 집으로 찾아오는 길 좀 알려달라고... ㅜㅜ;

전 그래서, 조용히 "저 교회 안나가면 안돼나요?" 라며,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을 하였죠. 그랬더니, 막 뭐라고 하는 거에요. 너 교회 안나오면, 정말 한국인이 아니라는 둥... 학교에 또 한번 찾아온다는 등등.... 솔찍히 이러니 좀 무서워지더군요.


하지만, 저도 그냥 안 되겠다 시퍼, 그냥 완강하게 나왔죠. 이런 식으로 협박(?)할거면, 경찰 부를꺼라고.. 등등... 이랬더니, 그냥 불르면 불러라 하는 식으로 막 뭐라고 하더니, 전화를 뚝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연락이 안 오더군요.


한국인이면 무조건 한인 교회에 나가야만 하나요? 교회를 나가지 않으면 한국 사람이 아닌 것이 되나요? 도무지 왜 교회를 나가라고 강요를 하는지 정말모르겠습니다.


예전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혼자서 캘리포니아 주 (bay-area) 및 산호세 근처로 약 한달 정도 배낭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는데요. 근처 모텔에서 지내자니, 방값이 비싸서, 한국인들을 통해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하숙집을 알게 되어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집주인 만나서, 방세 주고, 인사를 하니까, 만나서 반갑다고 하시면서 자기는 기독교 신자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몇일 후던가... 집주인이 저에게 여기 하숙하는 사람들이랑 교회로 소풍을 간다고 하면서, 저보고도 같이 가자고 했었죠. 저는 뭐 집주인도 친절하시고, 또 새로운 곳으로 바람도 좀 쐴 겸 좋다고 하며 따라갔지요.


산호세 (팔로알토) 에서 차로 대략 40분 정도를 남쪽으로 갔었는데,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서, 산턱으로 올라가더군요. 대략 10분 정도 올라가니..산 중턱의 판판한 지대에 커다란 교회가 하나 있었습니다. 전 속으로, '오호.. 이런 곳에도 교회가 있었나?' 하며, 신기해서 교회 안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서 산책도 좀하고 했지요. 조금 후던가??


한국분들이 많이 오시는 거에요. 그리고, 저에게 여기 처음 왔냐고 웃으면서 인사하시고는, 조금 후에 예배가 시작이 되니까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셨습니다. 예배가 시작이 되고... 얼마 후 던가... 목사님께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몸이 아픈 환자들을 위해 치료(?)를 한다면서, 몸이 아픈 사람들이 있으면, 하나 둘씩 목사 앞으로 나오래는 거에요. 물론 전 나가지 않았지만, 좀 나이 드신 분들 몇분이 목사님 앞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교회는 완전~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ㅡㅡ; 사람들 통곡하고.. 손바닥을 편채로 울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ㅜㅜ 전, 정말 정신이 하얗게 되더군요. 도대체 여기는 뭐하는 곳인지... 빨리 나오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는 느낌이 팍 들더군요!! 그래서, 전 잠깐 화장실 갔다 올거라고 말하고는, 밖으로 나가 있었죠.


밖에서도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고... 목사는 "악마야 물러가라!!" 막 외치고... ㅠㅠㅠㅠ 전, 그 다음날 짐싸서 바로 나왔습니다. ㅡㅡ; 그리고, 하숙집 대신, 조그만 스튜디오 아파트 하나 구해서, 한 달 정도 지내다가 왔지만요.. 정말 그 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쿵쾅 거립니다.


전 학교에서 수업시간, 그리고 도서관 등에서 그냥 자연스럽게 한국인들 만나서 공부할 때 같이 공부하고, 가끔 일식 우동집에 가서 밥 먹으면서  어울리는 것 까지는 다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교회 나오라고 강요는 제발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두서없는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