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우주에 딱이네
[한국일보] 2008년 04월 10일(목) 오전 04:48
된장·홍삼차 등 무중력 공간서 뛰어난 효능
”한국의 전통 음식은 우주식품으로 안성맞춤입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식품 개발에 참여한 한국식품연구원 김성수 책임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이주은 박사는 “한국 전통 음식은 우주 식품으로 많은 가능성을 지녔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음식은 유난히 발효식품이 많아 무균을 권장하는 우주식품으로는 부적할 것이라는 게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두 개발자는 “무균은 기술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 음식 자체가 갖고 있는 특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연구원은 “된장과 홍삼차는 각각 골다공증 예방과 면역증가 효과가 있고, 녹차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노화를 늦추는 기능을 한다”며 “특히 김치와 고추장은 국적을 막론하고 무중력 공간에서 입맛을 잃는 우주인들에게는 별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리보다 앞서 우주식품 개발에 참여한 프랑스나 말레이시아는 인증률이 60%에 불과했는데, 우리는 인증 신청한 10개 품목이 모두 통과했다”며 “우주 식품 개발 역사는 짧지만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덧붙었다.
김 책임연구원과 이 박사는 다른 연구기관 소속이지만 우주식품을 개발하면서 느낀 고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김 책임연구원은 “국내에는 우주식품에 대한 정보가 전무해 소련 연방시절 우주식품 개발에 참여했던 카자흐스탄을 제 집 드나들 듯 찾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도 “러시아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우주항공산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국가기밀로 취급해 식품개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이었다”고 귀띔했다.
이 박사는 또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단계를 집 없는 세입자로 비유했다. 그는 “자체 우주선이 없어서 식품을 개발할 때도 러시아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운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며 “우주인 프로젝트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우리나라가 우주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개발자는 우주가 진정한 블루오션이라는 점을 깨닫고, 이를 선점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선진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기술 중 상당수가 우주기술에서 차용한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우주식품도 그 자체로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산업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박사는 “우주산업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먼 미래를 봐야 한다”며 “그런데도 관련 예산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안형영기자 인터넷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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