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리스트/국가우주무기

35조원짜리 ISS서 18가지 실험 진행

한부울 2008. 4. 9. 19:51
 

35조원짜리 ISS서 18가지 실험 진행

[문화일보] 2008년 04월 09일(수) 오후 02:25

 

 

8일 이소연(29)씨를 태우고 지구를 떠난 소유스 TMA-12호는 지구와 350㎞ 떨어져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서울~부산간 거리보다도 짧지만 ISS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다보니 50시간이 넘게 걸린다. 10일 오후 10시9분쯤 ISS와 도킹하게 될 이씨가 18가지 우주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1번째 우주실험 국가로 도약하게 된다.


◆ 우주상공 최대 인공물 ISS = ISS는 우주인들이 체류하면서 실험이나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 상공에 있는 대형 구조물이다. 미국, 러시아, 일본, 유럽연합(EU) 등 11개 국가가 참여해 총 350억달러(약 35조원)를 들여 1998년부터 건설에 착수,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우주인 3명이 상주하고 있고 2009년부터는 상주 인원이 6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ISS는 크게 기본 실험시설, 유지설비, 생활공간으로 구분된다. 실험시설은 미국이 만든 데스티니 모듈로 이씨는 주로 이 곳에서 18가지 과학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밖에 ISS에는 실험 모듈로 키보(일본) 모듈, 콜럼버스(유럽) 모듈 등이 있다. 생활공간은 러시아 소속 즈베즈다(러시아어로 ‘별’을 뜻한다) 모듈에서 한다. 이곳에는 수면, 식사, 운동,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주정거장 유지 설비는 러시아가 만든 자리야 모듈로 불리며, 우주정거장 연료 공급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각 모듈에는 도킹연결부위가 있어 지구에서 발사된 우주선들이 미리 정해진 위치에 도킹을 하게 된다.


◆ 세계 11번째 우주과학 실험 국가 = 이씨는 과학 실험을 주로 데스티니 모듈에서 진행하게 된다. 이씨는 이곳에서 기초과학실험 13가지와 교육실험 5가지를 하게 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초파리 실험. 이씨는 초파리 1000마리를 가져가 매일 5분마다 초파리를 관찰, 중력과 유전인자가 세포의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피게 된다. 초파리가 실험대상이 된 이유는 초파리에게 1주일은 인간의 30년 세월과 맞먹기 때문이다. 과학계는 이 실험이 우주공간에서의 노화와 중력 반응을 연구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중력을 이용한 실험들도 관심을 끈다. 우주에서 우주저울을 통해 질량을 측정하고, 세포를 배양하는 실험이 그것이다. 이씨는 무중력 상태에서 얼굴 변화를 알기 위해 매일 6장의 사진을 찍는데 이 실험 결과는 앞으로 학생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씨는 즈베즈다 모듈에서 일상생활을 하게 된다. 하루 8~9시간 정도 잠을 자는데, 자면서 몸을 움직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침대에 몸을 묶은 상태로 수면을 취한다. 식사는 모듈 한쪽 공간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하는데 미리 가져간 우주식량에 물을 부어서 음식을 먹게 된다. 즈베즈다 모듈에는 진동을 최소화한 러닝머신도 있다.


무중력상태인 우주에서는 뼈 속의 칼슘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근육 속 단백질도 금방 없어지기 때문에 운동은 필수다. 용변은 발판에 발과 허벅지를 끈으로 고정한 뒤 서서 볼일을 봐야 한다.


김병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