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동양인은 ‘배경’-서양인은 ‘대상’을 본다

한부울 2008. 3. 13. 12:15
 

동양인은 ‘배경’-서양인은 ‘대상’을 본다

[한겨레신문] 2008년 03월 12일(수) 오후 08:40

 


[한겨레] 다른 문화권에 사는 동양인과 서양인은 같은 장면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 가브리엘 미국 매서추세츠공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뇌 영상(fMRI)을 이용한 심리학 실험을 해봤더니 같은 장면을 볼 때 미국인은 대상에 초점을 맞춰 자세히 바라보지만 아시아인은 대상과 배경(맥락)을 두루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양인은 개별 대상의 ‘독립성’을, 동양인은 대상과 배경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피실험자인 미국인 10명과 동아시아인 10명에게 두 과제를 제시했다. 하나는 네모칸 안에 그려진 선분의 길이를 연속해 보여주면서 지금 보는 선의 길이가 방금 전에 본 선과 같은지 판단하게 하는 ‘절대성 과제’다. 다른 과제는 크기와는 상관없이 네모칸과 선분의 길이 비율이 방금 전에 본 비율과 같은지 판단하게 하는 ‘상대성 과제’였다. 그러면서 뇌의 어느 부위가 얼마나 활성화하는지 알아보려고 뇌 영상을 찍었다.


실험에서 미국인은 상대성 과제를 풀 때 더 큰 어려움을 느껴 뇌를 많이 활성화한 반면, 아시아인은 절대성 과제를 풀 때 어려움을 느껴 머리를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기에 비유하면, 세상을 보는 방식이 서양인은 ‘줌’과 비슷하고 동양인은 ‘파노라마’와 비슷하다는 얘기다.


오철우 기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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