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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정경, 통일신라 제작 아닐수도

한부울 2008. 2. 2. 22:24
 

무구정경, 통일신라 제작 아닐수도

[한겨레] 2007년 10월 28일(일) 오후 09:19

 

 

 

 

[한겨레]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하 무구정경)이 통설처럼 통일신라 때 것일 수도, 고려 초기인 11세기 초반에 새로 넣은 것일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7일 박물관 소강당에서 석가탑 묵서지편 판독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 ‘석가탑 발견유물조사 중간 보고’를 발표했다. 묵서지편은 1966년 석가탑을 해체 수리 때 2층 탑신 사리공에서 무구정경과 함께 발견된 종이뭉치다.


서울대 이승재 교수(언어학과)와 노명호 교수(국사학과) 등이 판독한 결과, 묵서지편은 ‘현종 15년(1024)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기’와 ‘현종15년 불국사무구정광탑중수형지기’ ‘정종 4년(1038)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 ‘정종 4년 불국사서석탑중수형지기 추기’ 등 4건의 문서로 확인됐다.


네 문서의 기록을 종합하면 석가탑은 1024년 2~3월 1차로 중수했고, 1036년 6월 21일 큰 지진으로 붕괴 위험에 놓이면서 같은해 8월 일부 건축물을 수리했으며, 1037년 지진이 잇따르면서 이듬해인 1038년 2차 중수를 했다.


문서에 나오는 무구정경은 세 종류다. 현종 15년에 탑을 해체하면서 무구정경 9편과 무구정경 1권을 꺼냈다가 조립하면서 보협인다라니경과 함께 다시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종 4년에 2차로 중수할 때 보협인경과 함께 무구정경 1권을 다시 넣은 사실이 문서에서 판독됐다. 묵서지편이 해독되기 전까지는 무구정경이 석가탑 조성 당시의 것이란 점에 이견이 없었다.


이승재 교수는 “네 문서를 판독한 결과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 중인 목판본 무구정경이 1차 중수 때 수습한 신라시대 유물을 다시 넣은 것일 수도 있고, 고려 초기에 새로 만들어 넣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종 4년(1038년) 중수형지기의 ‘전물부동’(前物不動)이란 구절과 이 때 넣은 묵서지편이 사리함의 외부에서 나온 반면 현존 무구정경은 사리함 내부에서 발견된 점을 들어 신라 때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종 2년(1036년)에 기울어 정종 4년 중수하기까지 2년 가까이 탑이 기울어 있으면서 무구정경이 손상돼 새것으로 바꿔 넣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 때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 ‘전물부동’은 수사적 표현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는 “고려 때 넣었다고 해도 그 전에 제작된 판본이나 신라 때 만든 목판으로 찍었을 수 있어 고려 판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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