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구려=고대 중국지방정권' 주장 안 바꿨다
[연합뉴스] 2007년 05월 29일(화) 오전 10:55
'열국지' 한국편은 단순 소개서 불과..학술성 적어
'한국사신론' 등 한국문헌 위주로 고대사부분 기술(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중국 국무원의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지난 2005년 11월에 발간한 한 '한국 소개서'가 한국역사에 고구려를 포함시켜 중국이 고구려사에 대한 그간의 주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동북공정 추진으로 한. 중간에 역사논쟁을 불러일으킨 변강사지연구중심을 두고 있는 30년 역사의 종합 연구기관으로서, 2002년부터 발간해온 '열국지(列國志)' 시리즈의 하나로 역사학박사 둥상룽(董向榮) '편저(編著)'의 한국편을 내놓았다.
이 책 제2장 '역사' 편에 "고조선과 진국(辰國)이 멸망한 후 고구려, 백제, 신라의 3개 주요국가가 출현했고 역사에서는 이들 국가를 '삼국'이라고 한다"라고 기술한 후 이어 중국 사서인 '삼국지(三國志)'를 인용, 고구려의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한 것이 오해의 발단이 됐다
그러나 '열국지'의 영문 이름이 'Guide to the World States'인 것만 보더라도 이 책은 중국 역사학계의 보편적 시각이 반영되거나 동북공정 등을 통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학술연구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집요하게 자국 중심의 '역사 새로 쓰기' 작업을 추진해 오면서 "고구려는 고대 중국의 한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을 정설로 굳힌 중국이 이 같은 소개서를 통해 그간의 주장을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지적되고 있다.
이 책은 편저자의 학술적 연구를 묶은 것이 아니며 그 참고문헌의 대부분이 한국 학자들의 것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즉 한국 해외홍보원의 중문판 '한국간개(韓國簡介)', 강만길 교수의 '한국현대사' 및 '한국근대사', 이기백 교수의 '한국사신론', 이원복 교수의 '만화한국',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코리아나',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혈사' 등이 주된 참고문헌인 것이다
특히 고대사 부분에서 주로 참고한 책이 '한국간개'나 '한국사신론', '만화한국' 등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참고문헌 목록 가운데 고대사 부분에 참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문헌은 1997년 옌볜(延邊)대학 출판사가 발간한 편저서 '조선통사'가 전부다.
'열국지' 편찬위원회는 특히 서문에서 이 시리즈가 단순한 '핸드북'이나 '개설서'가 아니라면서도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얻은 개인의 견해"임을 강조하고, "내용에 대한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며 각 권의 구체적인 내용 및 학술적 관점은 억지로 통일하지 않았다"고 밝혀놓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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