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軍

해군 전진기지(제주화순항)이 왜 필요한가.

한부울 2006. 7. 18. 20:49

한국의 생명선’ 지킬 해군 전진기지

군항 건설 문제가 아니라 국가 미래안보의 핵심과제


제주 화순항과 해군전략기동함대 건설 의의


해군은 제주도 남제주군 화순항에 기동함대의 기지가 될 군항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오는 2014년까지 총 800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 건설할 화순 군항은 1700m 규모의 부두를 갖춰 항공모함 등 함정 20여 척이 계류할 수 있는 규모다. 왜 제주도 화순에 군항이 필요한지를 집중 분석해 본다.

 

              

 

‘15일, 이 짧은 기간에 한국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은 해상 교통로가 차단되는 등 해상 봉쇄를 당했을 경우 한국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은 단지 15일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1998년 내놓은 바 있다.


“해상 봉쇄가 15일을 넘길 경우 국가 산업이 총체적으로 마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활필수품과 식량 부족으로 폭동이 일어나 국가 존망이 불투명해진다”는 것이 연구에 담긴 섬뜩한 경고다.


▲ 해상 봉쇄 15일 넘으면 국가 붕괴


우리나라가 이토록 해상 봉쇄에 취약한 이유는 수출입을 전적으로 해상 수송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오석(玄旿錫)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99.8%, 철광 원료 등 주요 원자재 100%, 곡물 100%, 자동차 부품 96%가 해상으로 수송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남북 철도가 연결돼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를 이용할 수 있다 해도 해상 교통로의 중요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 해운산업연구원 항만연구실장 전일수(田一秀) 박사는 “부산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까지를 기준으로 해상 운송 기간은 25일, 컨테이너 1개당 수송 비용은 1800달러로 TSR를 이용할 경우에 비해 기간·비용 모두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TSR의 최대 수송 능력은 해상 수송 능력의 3%에 불과, 미래에도 육상 교통로가 해상 교통로를 완전 대체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해상 교통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한국의 유일한 생명줄인 것이다.


▲ 화순항은 해군 기동함대의 기지


현재 세계의 해상 교통로는 미 해군의 보호 하에 안정이 유지되고 있지만 미래에는 지역 국가 간의 충돌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가의 사활이 달려 있는 이런 중요한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한 존재가 바로 해군이 현재 추진 중인 전략기동함대다.


전략기동함대는 연근해 작전을 위주로 편성된 기존 함대와 달리 제주도 남쪽에서 인도네시아 말라카 해협으로 이어지는 해상 수송로를 보호하는 원해 작전을 담당할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3개 전단 규모로 각 전단은 7000톤급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4800톤급 한국형 구축함, 대형 수송함(LPX)·중잠수함(SSX) 등 대양에서도 무리 없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함정으로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략기동함대는 테러나 해적 활동, 국가 간 해상 무력 충돌 등 해상 교통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남해일(南海一) 해군참모총장이 지난달 29일 강조한 바와 같이 전략기동함대는 단순한 군사력 차원을 넘어 동북아 균형적 역할 등 국가의 외교 안보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제주도 화순항은 다름 아닌 전략기동함대의 핵심 기지로서 단순한 특정 해군 기지의 설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 안보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인 것이다.


▲ 왜 제주 화순항인가


“임무의 성격상 전략기동함대의 기지는 대양에 인접한 곳에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제주 화순항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해군의 입장이다.


특히 “배타적 경제 수역의 안전 확보 등 제주도 남방 지역에서의 군 작전 소요가 증가, 앞으로 제주도에 해군 기지가 꼭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화순에 군항이 건설될 경우 유사시 해군의 제주도 남방 지역으로의 출동 시간은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제주에서 경남 진해 해군 기지의 거리는 약 300㎞. 군함 최고 속도인 30노트 기준으로 6시간, 경제 속도인 15노트 기준으로 약 12시간이 소요된다. 화순 군항이 건설될 경우 제주도 남방으로 투입되는 시간이 최대 12시간 단축될 수 있는 것이다.


1941년 진주만 기습 당시 일본 해군은 단 3시간에 걸친 공격으로 하와이의 미 해군 기지를 초토화했다. 12시간은 군사적으로 만만찮은 의미 있는 시간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 제주도는 동북아 핵심 전략 요충


화순항이 전략기동함대의 기지로 적합한 또 다른 이유는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제주도는 중국 대륙·한반도·일본 열도를 연결하는 삼각형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일, 한·중 항로는 물론 동남아 - 중동 - 유럽 등으로 진출하는 동북아 해로의 길목에 위치한 해상 교통로의 중심지가 바로 제주다. 그뿐만이 아니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도쿄(東京)·베이징(北京) 등 인구 500만 명 이상 도시 18개가 2시간 이내의 비행 거리에 놓여 있다. 20억 인구가 살고 있는 동북아 항공 교통로의 관문 또한 제주인 것이다.


2002년부터 제주도에 국제 자유 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이런 지리적 가치 때문이다. 지정학적 가치는 군사적 중요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고 이에 대응한 군사 기지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1934년 일본이 제주도 모슬포에 공군 기지를 건설, 중국을 공격하는 폭격기의 발진 기지로 삼았던 사례나 태평양 전쟁 중 동굴 진지 등 80개가 넘는 군사 요새를 건설한 것은 제주도의 전략적 가치를 보여 주는 역사적 사례다.


▲ 지금은 미래 국가 안보 생각할 때


세계의 군사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분쟁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하나가 동아시아 지역이고 분쟁의 방아쇠는 해양 문제, 특히 배타적 경제 수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독도 파동은 어쩌면 21세기 한국이 직면하게 될 거대한 바다 전쟁의 서곡일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 안보 관련 시민 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회원 김훈배(金勳培)씨는 “독도 파문과 관련,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일회성 분노가 아니라 미래 국가 안보를 위한 준비와 실천”이라며 “화순항도 그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에 있어 바다는 생명줄이다. 바다를 확보해야 한국이 살고, 바다를 확보하려면 강한 해군력이 꼭 필요하다. 제주 화순항은 전략기동함대의 기지라는 점에서 강한 해군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화순항 건설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국가 안보적 이슈라고 할 수 있다.



● 해상교통로 확보 위한 중국·일본의 노력


김재두(金載斗)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국민들이 해상 교통로의 중요성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그 중요성을 잊을 만큼 너무나 안전한 바다에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 해군 7함대가 제공한 안전한 해상 교통로를 당연한 것처럼 이용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 바다에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했다는 것.


하지만 이웃 중국과 일본은 해상 교통로 보호 문제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식,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해군을 건설하는 것은 기본이다. 일본은 해상 교통로 대부분을 미국의 보호에 의존하더라도 최소한 일본 주변 1000해리는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해양 전력을 건설하고 있다. 또 해상 교통로의 핵심 요충인 말라카 해협이 차단될 위협에 대비, 태국을 관통하는 송유관 건설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더 적극적이다. 중국은 중동에 이르는 주요 해상 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인도양 곳곳에 해군 전진 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파키스탄 과다르 항 건설에 참여했고 발루치스탄 항구 건설 이후에는 중국 해군의 주둔도 합의했다. 미얀마의 코코 아일랜드에는 이미 중국 해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레이더도 가동되고 있다. 또 미얀마 남부의 시트웨 항에서 중국 윈난(雲南)성으로 연결되는 송유관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제주 화순항은 해상 교통로 보호를 위한 충분한 요건이 아니라 최소한의 요건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해상 교통로 보호에 너무 소홀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필요도 있는 것이다.


<출처: 국방일보>등록일 2005.04.07 09: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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