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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바꾼 하키선수

한부울 2009. 8. 27. 17:20

 

나라를 바꾼 하키선수

[한국일보] 2009년 08월 27일(목) 오전 03:09

 

 

한국 선수 6명 아제르바이잔대표로 집단귀화


한국 여자 하키 선수 6명이 아제르바이잔으로 집단 귀화해 국가대표로 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키 불모지나 다름없던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강호 러시아와 1-1로 비겼다. 아제르바이잔 하키 수준이 한 단계 올라선 이면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버려야 할만큼 열악한 한국 하키의 아픔이 있었다. 배 고픈 운동으로 알려진 하키 선수들이 석유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한 셈이다.


한 하키인은 "한국에선 실업팀에서 뛰기도 어려울 뿐더러 월급도 기껏해야 150만원 안팎이다"면서 "아제르바이잔에 가면 300~400만원 정도 대우를 받으니 오히려 잘됐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에 귀화한 선수는 신미경(알리예바), 강명순(맘마도바) 등 총 6명. 신미경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시드니올림픽 당시 대표팀 주포로 활약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올해 초 한국 남자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한 전재홍 감독까지 영입했다.


아제르바이잔 체육 관계자는 "경제 발전과 함께 체육 발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에서 하키와 역도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는데 실제 선수를 데려간 건 하키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출신이 주축인 아제르바이잔 하키 대표팀은 지난해 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에 올랐지만 스페인에 2-3으로 져 본선에 출전하진 못했다.


양궁에선 김하늘(호주)과 엄혜랑(일본)이 국적을 바꾼 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다. 탁구에선 중국인이었던 당예서가 한국인으로 귀화해 국가대표로 활동중이다. 이들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국적을 바꾼 경우. 선수 생활을 연장하고자 귀화한 건 하키 선수들이 처음이다.


대한하키협회 김계수 전무는 "국제하키연맹과 아제르바이잔의 부탁으로 한국 선수가 건너간 건 사실이다"면서 "국가대표 출신으로 은퇴했거나 은퇴를 고민중인 선수들이 대다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