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얻어 피웠던 '바보 대통령'을 추억하다
[스타뉴스] 2009년 07월 11일(토) 오전 00:12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제에 맞춰 MBC에서는 'MBC 스페셜-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방송했다.
지난 5월 23일, 고인은 스스로 자신의 고향 부엉이 바위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그의 죽음 앞에 온 국민은 엄청난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MBC 스페셜'에서는 지인과 친지들로부터 들어본 노 전 대통령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주치의 송인성 교수님, 친인척 대표 정재성 변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를 했던 부림사건 피해자들을 최초로 독점 인터뷰했다. 그가 머물던 사저의 서재에 남아있는 노 전 대통령의 흔적들도 최초로 공개했다.
원창희 고교 동창은 "고교 시절 너무 가난해서 학교에서 잠을 자기도 하고, 야간 근무만 하는 서점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문재인 변호사는 "(부림사건을 맡기 전까지)유능하고 사건 많고 승률 높고 수입도 많고 일반적으로 성공한 변호사 였어요"라고 평했다.
고호석 부림사건 피해자는 "다른 재소자들에게 듣기로 너무 잘나가는 변호사라 들어 믿지 않았는데 진지하게 우리를 변호했다. 책을 열심히 읽고 저희들하고 많은 대화를 한 분이다"고 회상했다.
김성례 주부는 "기존에 정치인은 거짓말 잘하고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되면 뭐든지 잘 할 것처럼 하지만 결국 그렇지 않잖아요. 근데 그런 것을 전혀 상관하지 않는 좀 다른 사람을 만났다는 그런 것"이라며 '노사모'에 가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상돈 중앙대 법학과 교수는 "(종로에서 당선된 후 부산으로 돌아가 낙선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이 출마한다고 한국 정서가 한 번에 바뀌지는 않지만, 그런 의지가 어떤 하나의 상징성이 됐죠"라고 의미를 새겼다.
문재인 변호사는 "심지어 무슨 행사를 하는데 대통령 담배를 얻어 피우는 사람도 있었다니까요. 권위의식이 없었던 분이세요"라며 추억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은 "(박연차 로비 사건 이후) 참모들이 가장 가슴이 아팠던 것은 '내가 정치를 안했으면 내가 대통령을 안했으면 그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을까'라고 후회하셨던 것인데, 정말 열심히 살아온 당신 생애를 부정하는 말로 들려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송인성 전 주치의는 "보통 분부가 있으시면 비서관을 통해서 하시는데 직접 전화를 하시더라고요"라며 한동안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다가 "두 달 전 즘에 전화를 직접 하셨어요. 그래서 건강보다는 하여튼 '요새 잠을 잘 못 잔다. 누울 수가 없다. 누우면 자꾸 가슴이 조여오고 숨을 쉴 수 가 없다'고 하셨다"며 눈물을 흘렸다.
안희정 전 보좌관은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기에게 엄격한 사람)'이라는 가르침을 줬다"고 회상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은 허물도 아주 크게 부끄러워하는 사람"이라고 노 전 대통령을 평했다.
노 전 대통령 생전 인터뷰에서 "그동안에 사람들이 나한테 붙여줬던 별명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별명입니다"라며 바보라는 별명을 좋아한다며 미소지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겨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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