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통도사 주지 스님, 1400년된 다비장 내어드리겠다

한부울 2009. 5. 25. 14:37
 

통도사 주지 스님, 1400년된 다비장 내어드리겠다

[매일경제] 2009년 05월 25일(월) 오전 11:12


한국 3대 사찰 중 하나인 경남 양산 통도사의 주지인 정우 스님이 1400년 된 화장시설인 다비장을 노 전 대통령에게 내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25일 새벽 노 전 대통령 입관식 참여를 위해 봉하마을을 찾은 정우 스님은 "통도사 안에 화장 시설인 다비장이 두 개 있는데 이 가운데 큰 어른이 돌아가셨을 때를 대비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다비장이 있다"며 "유족이 원하신다면 이를 노 전 대통령께 내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우 스님은 "국민장이 정해진 만큼 장례 절차는 장의위원회와 유족 측이 결정할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노 전 대통령은 그곳에 모실 만한 큰 어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우 스님이 언급한 다비장은 통도사 1400년 역사를 거치는 내내 보존됐고 약 20년 전 새로 단장된 뒤 아직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우 스님은 "이 다비장은 언젠가 돌아가실 불교계 거목이나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큰 어른을 위해 새 것으로 보존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은 이 다비장에 모셔질 만한 분이란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25일 새벽에 거행된 입관식과 관련해 정우 스님은 "권양숙 여사께서 노 전 대통령께서 유서에 남기신 것처럼 '다놓으시고 편히 가시라'는 마지막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정우 스님은 "입관식에서 참석자들은 통곡없이 눈물만 흘리며 노 전 대통령의 입관과정을 엄숙히 지켜봤다"고 전했다. 직접 염불을 했던 정우 스님은 "권 여사께서 염이 끝난 남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은 매우 편안해 보였다"고 말했다.


정우 스님은 "건호.정연씨 두 자제분도 깊은 슬픔 속에서도 초연하려 애쓰는 듯 했다"고 입관식 분위기를 전했다. 딸 정연씨는 휠체어를 타고 입관식이 있은 봉하마을 회관으로 향하는 어머니를 부축했고, 정우 스님은 건호.정연씨에게 "힘드실 어머니를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통도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조계종 교구 본사로 지난해 7월초 노 전 대통령 부부와 친형인 건평씨,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10여명이 부속암자인 서운암을 찾아 정우 주지스님과 함께 오찬공양을 하고 야생화 군락지를 둘러본 곳이다.


[김해 = 박동민 기자]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