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박범계, 정치하려면 이제 목숨까지 걸어야 하나

한부울 2009. 5. 25. 12:29
 

박범계, 정치하려면 이제 목숨까지 걸어야 하나

[데일리안] 2009년 05월 25일(월) 오전 08:45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박범계 변호사 ⓒ데일리안 대전충남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박범계 변호사가 애도의 눈물과 함께 통한의 심경을 내비쳤다.


민주당 대전 서구 을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비보가 날아든 23일 오후 대전광역시청 북문 앞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었다. 그는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참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라 답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많이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수사 초기에 자신의 추종자들이나 지지자들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리 말한 지 몇 달 만에 돌아가셨다. 정치라는 게 교도소 담장을 넘는 거라는 말이 있지만 그 뿐 아니라 이제는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건가”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법조인이기도 한 그는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상황에 대해 “수사에도 금도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검찰 수사는 좀 상식적이지 않다. 6개월 여 계속돼왔고 여러 이유로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었던 것 아닌가”라며 “본인도 참을 수 없는 상황까지 왔던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정치적 박해랄까, 이런 식이 계속돼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정말이지 뭔가 민주적으로 제도적 대안을 논의하고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인식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국장이냐 가족장이냐 등 논란을 빚고 있는 장례형식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격앙된 분위기가 있고 정서상으로는 국장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지만 내가 언급할 상황은 아닌 듯싶다”라고 밝히며 “개인적으로는 명예로운 시민들의 장으로 자연스럽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을 지난해 마지막으로 보고 올 해는 못 만나봤다고 했다.


그는 “최근 노 전 대통령이 많이 힘겨워했을 텐데 왜 찾지 않았는가”라는 물음에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이광재 전 의원의 변론 준비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엊그제 까지 방대한 변론자료를 작성하느라 그 일에 매달려왔다”고 설명했다.


“그 분 곁에는 나 말고도 많은 훌륭하신 분들이 옆을 지키는 상황이었다”라면서도 벌게져 부은 눈으로도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에 일일이 인사하던 박 변호사는 “이렇게 가실 줄 알았다면 찾아 뵀을 텐데…”라면서 “천추의 한이 된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데일리안 대전충남 = 이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