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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현장을 가다

한부울 2008. 11. 30. 21:21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현장을 가다

[디지털타임스] 2008년 11월 24일(월) 오전 08:05

 


높이 30m … 23개 시스템ㆍ273개 서브시스템 구성

수평조립후 세워서 발사… 성능시험 절반이상 소화


"배관길이 1.5km, 케이블 140km, 23개의 시스템, 80개의 지하 공간" 탁 트인 청정해역 남해 바다를 앞에 두고 있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 밑에는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쏘아 올리기 위한 복잡한 첨단 통신설비 및 제어ㆍ감시시스템으로 가득차 있다.


혈액을 온 몸에 공급하기 위해 수많은 혈관으로 구성돼 있는 것처럼 발사대 시스템 역시 발사체의 성공 발사를 위한 셀 수 없을 만큼의 첨단 설비들로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라 불리곤 한다.


비록 발사대 건립이 끝나서 발사대 지하의 모습을 살펴볼 수 없었지만 지하 3층 규모의 공간에는 수많은 배관과 케이블이 얽히고 설켜 완벽한 조화를 이뤄가면서 내년 2분기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역사적인 순간을 위해 거친 숨을 가듬고 있었다.


지난 20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를 찾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닷바람이 무척 세차게 불었지만 발사대의 위용과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의 팽팽한 긴장감 탓에 세차게 불던 바람 마저 숨죽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침 발사대를 찾은 순간 화염유도로냉각시스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발사체에서 뿜아 나오는 어마어마한 화염과 열기를 화염유도로를 통해 빠져 나오게 하면서 열기를 식히는 실험이다. 2km 떨어진 발사통제동의 지휘에 따라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초당 900ℓ의 물이 굉음과 함께 1분여 남짓 방출됐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큰 문제없이 물이 방출됐고 냉각시스템에도 전혀 이상이 없었다.


30m 높이에 달하는 발사대 시스템은 조립동에서 최종 조립 및 점검을 마친 발사체를 발사 전 최종적으로 기능을 점검하고 추진제 주입작업을 거쳐 발사를 수행하는 설비를 일컫는다. 기계설비(5개), 추진제공급설비(13개), 발사관제설비(5개) 등으로 크게 나뉜다. 그리고 전체 23개 시스템에 273개의 서브 시스템으로 구성된 첨단장비의 복합체다.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실은 KSLV-1 발사체의 발사가 당초보다 늦어진 원인도 바로 발사대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일 만큼 발사대 시스템은 나로우주센터의 핵심설비 중의 하나다.


발사대 시스템은 발사 전까지 독립성능시험과 확인성능시험을 거치면서 발사 당일까지 완벽한 컨디션 조절에 돌입한 상태다. 발사대 시스템은 발사 개시 24시간 전부터 본격 가동된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우리 발사대 시스템은 다른 나라와 달리 발사체를 수평으로 조립해 와 일으켜 세워 발사시키는 형태"라며 "331개에 달하는 독립성능시험 중 절반 이상을 소화한 상태로 현재까지 큰 이상없이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발사대 시스템 옆에는 만약 있을지 모르는 낙뢰를 방지하기 위한 75m의 피뢰침 3대가 마치 발사대 시스템을 수호하는 신(神)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발사대 작동시험이 진행됐다. 수평으로 누워 있는 발사대가 별 탈없이 작동하는가 여부를 살펴보는 시험이다. 발사대가 기지개를 펴듯이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15분여 가량 지나자 곧게 선 기둥처럼 직립형태로 완벽한 발사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다시 발사대가 눕기 시작했고 얼마 안 돼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조광래 발사체사업단장은 "발사대 시스템은 KSLV-1의 발사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설비인 만큼 내년 초까지 각종 시험을 거치면서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흥(전남)=이준기기자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