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육해공 꿰뚫는 ‘천리안’ 뜬다
[한겨레신문] 2008년 11월 27일(목) 오후 03:04
국내 첫 정지궤도 위성 ‘콤스’ 조립·시험 본격화
기상·어장·숲 24시간 관측…2010년 가동 예정
국내 첫 정지궤도 위성인 ‘통신해양기상 위성’(콤스·COMS)에 실릴 해양관측 탑재체가 프랑스 아스트리움사에서 한국·프랑스 공동으로 개발돼 지난 24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도착함에 따라, 콤스의 조립과 시험평가 작업이 본격화했다. 개발이 시작된 지 5년 만이다. 항우연은 26일 “이미 완성된 통신용 탑재체와 기상관측 탑재체에 이어 해양관측 탑재체를 조립하는 작업을 곧 끝낸 뒤 다음 달부터는 위성 전체의 성능과 우주환경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게 2.5t의 정지궤도 위성인 콤스는 적도 위도와 128.2도 경도의 3만6천㎞ 상공에서 24시간 내내 통신 임무와 함께 구름과 바다, 숲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내년 6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아리안로켓에 실려 발사되며 2010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구름과 대기를 좇다
미국에서 제작된 기상센서는 멀게는 오세아니아·중앙아시아·태평양까지 내려다보며 구름의 두께나 특성, 수증기의 밀도, 대기의 흐름, 태풍의 이동 등을 좇는 가시광선과 적외선 카메라로 이뤄졌다. 원재광 기상청 기상사무관은 “적외선으로 한밤중에도 구름과 대기의 흐름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평시엔 15분마다 한 번 씩 위성 영상을 촬영한다.
영상만으로 구름의 두께를 어떻게 측정할까? 원 사무관은 “구름이 두터우면 햇빛 반사량도 많아져 하얗게 보이므로, 하얀 영상일수록 두터운 구름”이라고 말한다. 낮게 깔린 구름과 높이 뜬 구름을 구분할 때엔 적외선이 한몫한다. 지표면에서 섭씨 10도의 복사열이 나온다면, 수㎞ 상공에 뜬 구름에선 영하 수십도의 복사열이 나온다. 따라서 낮게 깔린 구름일수록 온도가 높다. 원 사무관은 “그래서 적외선 영상에선 또렷하지만 가시광선 영상에선 흐릿한 구름이라면, 아주 높게 뜬 옅은 구름이라고 볼 수 있다”며 “복사에너지와 햇빛 반사량으로 구름의 높이와 종류는 물론 수증기 밀도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센서는 황사나 산불 발생 등도 탐지한다.
바다 색깔로 생태를 보다
콤스엔 바다 색깔을 민감하게 판별하는 해양센서가 달려 있다. 녹색, 파랑, 빨강 등 여러 파장대의 빛을 탐지해 한반도 주변 해역에 나타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분포, 노란 유기물이나 뿌연 부유물의 이동을 추적한다. 안유환 해양연구원 해양위성센터장은 “특히 광합성 색소인 녹색 클로로필이 많은지 적은지 보여주는 영상을 얻고서 기존 어장 자료를 함께 활용하면, 그날그날의 어장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어장 정보는 어민들한테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색깔 판독은 바다 생태와 환경을 관측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안 박사는 “예컨대 뿌연 부유물의 흐름을 관측해 해류 순환을 파악할 수도 있고, 녹색 클로로필의 영상을 통해선 녹조의 발생과 이동, 기름 유출로 인한 생태계 변화 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다 색깔은 지구온난화와 탄소의 흡수·순환과도 관련이 있기에, 지구 기후 변화를 감시하는 자료로도 활용된다.
숲의 성장을 재다
콤스는 한반도 숲의 성장을 측량하는 기능도 갖췄다. 색깔 변화를 관측하는 해양센서는 남한 지역에서 한 해 동안 녹색 숲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부피를 계산하는 데 쓰인다. 숲의 부피는 이산화탄소의 증감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정돼, 국제사회에서 이른바 ‘탄소배출권’을 계산하고 거래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윤형식 항우연 해양기상탑재체팀장은 “한국이 도쿄의정서 의무당사국에 가입하면 탄소배출권을 얻기 위해서도 숲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다목적 위성 아리랑2호와 항공기 관측, 사람의 실측과 더불어 콤스의 녹색 관측 영상을 이용하면 탄소배출권 산정을 위한 기본자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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