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삼한역사/SINA-신중국

우리는 나무를 왜, 낭/낭게/낭그 라고도 하지?

한부울 2008. 6. 9. 23:50
 

우리는 나무를 왜 "낭/낭게/낭그"라고도 하지?

최두환 (2008-06-06 12:01:24.0)


우리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언어문화를 다잡아보는 것도 한 방편이다.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빠른 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뿌리는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참으로 의문스러운 것이 많다. 그래도 우리는 명쾌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저 "한민족/배달민족/박달민족"이라면서 한껏 민족정신만을 외치고 있다. 세상에 하나의 순수한 민족으로 나라를 세워 유지되고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작은 부족국가에서나 가능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굳이 "한민족"이라고 고집한다. 이런 말이 옳은가?

지금의 대한민국에 어떤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분명하게 밝혀져 있는가? 한민족뿐인가? 결코 아니다.

조선이 아시아라는 패러다임 속의 "조선/고려"라는 나라는 거대하고 광활한 터전에서 세계를 누볐던 국민들이 살았다. 결코 하나의 언어로써 운영된 것이 아니라, 다민족, 다언어로 이루어진 집단이었으며, 국가조직에 지금에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는 "사역원(司譯院)"이 있었다. 말하자면 번역관/통역관을 관리하는 곳이며, 여기엔 한어/녀진어/몽어/왜어/위구르어/티베트어 등등이 통용되었다.

한반도가 조선이었다면, 이런 언어들이 과연 얼마만큼 실용적이고, 실효성이 있고, 필요성이 있겠는가?

나는 이 한반도에서 태어나 <훈민정음>에 바탕을 둔 <한글>을 쓰면서도 모르는 말이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한 가지를 보자면 "나무"라는 말이다.

우리는 어떤 "나무"에도 이 말을 쓰면 안 되는 것이 없다.

감나무/버드나무/소나무/옻나무/참나무 …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나무"면 충분하다.

그런데 지방에 따라 약간의 표현이 다르지만, 나무를 굳이 "낭"[강원도지방]이라고 하는가 하면, "낭게"[경상도지방]라고도 하고, "낭그"[제주지방]라고도 한다. 여기서 "낭게"는 "낭그에"의 줄인말로 보아야 한다. 물론 이런 말들은 지금은 거의 쓰지 않지만,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그렇게 쓰고 있다.

우리들의 민요 가운데 "새는 새는"이 있다.


새는 새는 낭게* 자고     * 나무에[<낭그에]

쥐는 쥐는 궁게" 자고     * 구멍에[<궁그에]

납딱납딱 붕어새끼

바위 틈에 잠을 자고

매끌매끌 메꾸라지*       * 미꾸라지

구케* 속에 잠을 자고     * 뻘/진흙탕

어제 왔는 할마시*는      * 할머니

영감 품에 잠을 자고

오늘 왔는 새액씨"는      * 새악씨/색시

신랑 품에 잠을 자고

우리 겉은* 아이들은      * 같은

엄마 품에 잠을 자고


이런 동요가 아직도 읊어지는 것을 보면 언어는 한번 흘러들어오면 쉽사리 없어지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것은 역시 언어의 다양성을 말해준다. 어느 한 가지의 표준말로 구속하는 것은 그 다른 낱말의 가치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표준말에 선택되지 않은 말은 비속한 말로, 사투리로 전락되어 도태되어 버린다. 혹시 그런 말을 쓰게 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거나, 무식하다(?)는 지탄을 받게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양성의 문화를 서로 인정해야 한다. "낭게/궁게/메꾸라지/할마시 …" 등이 표준말이 아니라 하여 버릴 것인가? 결코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많이 쓰는 이 "나무"의 뿌리는 무엇이며, "낭/낭게/낭그"의 뿌리는 무엇인가? 이 한국에서 이 어원을 어떻게 밝힐 수 있는가?

그런데 이를 산스크리트로 찾아보자. 그들이 쓰는 말에 있다면 한글의 뿌리를 한반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1) naga : mountain; tree.

(2) nameru : tree.


이 두 낱말은 산스크리트다. 들 다 분명 "나무(tree)"의 뜻이 있는데, 그 소리를 보면, (1)은 [나가]인데, 아무리 봐도 [낭][낭게][낭그]로 변화될 수 있는 말이며, (2)는 [나메루]이지만, 이 또한 [나무]로 충분히 소리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말이다.

산스크리트에도 "나무"의 뜻으로 두 가지 소리를 쓰지만, 그 어느 하나를 사투리라고 지정하지 않았다.

이 산스크리트(Sanskrit)를 싯담어[悉曇語]·범어(梵語)라고도 하는데, 이 글이 어느 지역에서 생겼는가?


(3) 悉曇天竺文字也 梵王所製 … 其烏長國是正北天竺也 盡作中天竺語 中天竺所謂中國.[釋法顯,『歷遊天竺傳』; 강상원,『漢字는 東夷文字』(한국세종한림원: 2007), pp. 78∼81]

[싯담어는 천축 문자이다. 범왕이 만들었는데, … 그 오장국이 바로 북천축국이며, 중천축어는 모두 여기서 만들어졌다. 중천축이 이른바 중국이다.]


이 글에서 보면, 우리가 아는 다섯 천축[五天竺]이 히말라야산맥 이남의 인도반도에 있었던 것으로 보면 큰 잘못임을 알 수 있다.

이미 언급한 바가 있지만,《혼일강리력대지도》와《여지전도》를 보고서 다시 언급해보자


(1) 中天竺國: 崑崙山(곤륜산) 서쪽, 和田(화전) 남쪽, 溫都斯池(힌두쿠시: 興都庫什) 북쪽, 巴叭達山(파파달산) 동쪽에 있다. 이것을 현재 지도의 경위도로 보면 북위 38도 동경 76도 정도이다. 여기서 화전은 현재의 총령이 있는 위치이다.

(2) 東天竺國: 緬甸(면전: 미얀마) 북쪽, 西臧(서장: 티베트) 남쪽, 古俚(고리: 캘리컷) 동쪽, 雲南(운남) 서쪽이다. 이것을 현재 지도 위에 표시하면 북위 30도 동경 96도 정도이다.

(3) 南天竺國: 지금의 인도의 중부지역이다.

(4) 西天竺國: 巴叭達山(파파달산) 서쪽, 克什米爾(캐시미르) 북쪽, 古忽魯謨斯(옛 호르무즈) 동쪽, 蔥嶺(파미르) 남쪽, 安集延(안디잔) 남쪽이다. 이것을 현재 지도의 경위도로 보면, 북위 40도 동경 72도에서 78도 사이이다.

(5) 北天竺國: 和田(화전) 북쪽, 阿克蘇(아크쑤) 서북쪽, 烏什(오쉬)·庫車(쿠처) 남쪽, 安集延(안디잔) 동북쪽, 발하슈호 남쪽이다. 이것을 현재 지도의 경위도로 보면 북위 40도 동경 76도 정도이다.


싯담어가 만들어진 곳이 북천축국이라고 했는데, 지리적으로 이를 맞추어보면, 발하슈호 남쪽에서부터 천산산맥 북쪽 지역이다. 말하자면 중앙아시아의 중북부에 해당된다.

그리고 중천축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모두 북천축국에서 만들어진 싯담어라고 했으니, 그 중천축국은 천산산맥 남쪽에서부터 히말라야산맥 북쪽의 파미르고원이며, 이곳을 중국이라고 했다. 이 글에서는.

그렇다면 이 싯담어의 중심지가 파미르고원을 중심으로 널리 퍼진 지역이며, 그곳에서 사용하는 언어들이 한글과 거의 동일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 물론 페르시아어도 이를 떠날 수 없다. 싯담어를 범어(梵語)라면서 그것을 인도(印度) 지방으로 국한시키려 함은 매우 잘못된 것이며, 그 싯담어는 바로 고대조선의 언어였다.

우리들이 사용하는 <국어사전>의 어원사전을 만든다면, <청산별곡> 속의 "얄리얄리얄라셩얄라리얄라"를 페르시아어에서 찾아 해석하듯이, 바로 이 싯담어에서 찾아야 되지 않을까?

 

최두환

출처: 대륙조선사 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