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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세계 경제권

한부울 2007. 12. 23. 15:13
 

주목받는 세계 경제권

[연합뉴스] 2007년 12월 23일(일) 오전 08:27


 (뉴델리.상파울루=연합뉴스) 김상훈.김재순 특파원 = 2007년 글로벌 경제를 지배했던 테마는 미국의 경기둔화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발 악재는 기축 통화로서 달러화의 위상을 떨어뜨렸고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의 영향력도 축소시켰다.


반면 금융시장 불안을 피해 몰려든 달러화의 영향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은 눈에 띄는 호황을 누렸고 유가 급등세로 오일달러가 넘쳐난 산유국들도 2007년 한해 글로벌 경제에서 큰 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미국과 신흥개발도상국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속에 맞게 될 2008년의 글로벌 경제 지형도는 어떤 모습이며 그 가운데 주목받는 시장은 어디일까.


◇ 2008년 글로벌 경제의 주요 변수들 =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주목하는 핵심 현안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경기 둔화와 신용경색이 얼마나 지속될지, 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금리 인하가 어느 선까지 지속될지, 또 잇따르는 금리 인하가 침체기에 접어든 경제를 얼마나 부양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의 신용경색과 경기둔화는 적어도 2008년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글로벌 거시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이런 가정 하에서 최근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미국이 현재 4.25%선인 금리를 내년 말까지 3.5%, 최대 2.5%선까지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따라붙는다.


이런 가정이 현실화할 경우 부동산시장 침체와 신용경색은 다소 진정되겠지만 달러가치의 지속적인 하락과 이에 따른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마켓 선호 현상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또 하나의 중대 변수는 글로벌 생산기지인 중국의 성장속도다.


현재까지 제기된 대부분의 예측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며 적어도 올림픽을 전후해 투자의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경제가 투자에서 소비로 질적인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지, 또 인플레이션이라는 악재가 통제 가능한 수준인지가 경기둔화 정도를 가늠할 척도가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중국 경제의 질적 전환이 현재까지의 성장 모멘텀을 지탱해줄 것이며 인플레이션 역시 식료품가격이라는 순환적인 요인에 불화하다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이밖에 석유 및 원자재 가격 강세 지속 여부와 글로벌 물가 앙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변수지만 이런 변수들은 통제가능한 영역에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 또다시 관심은 아시아 이머징마켓 = 이런 변수들에 기초한 전문가들의 내년 글로벌 경기 예측은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급격한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또 미국이라는 선진시장과 이머징마켓의 탈동조화 수준이 완화되겠지만 이머징마켓,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기울어진 글로벌 성장의 추도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8%로 제시했다. 인도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8.5%선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계 이머징마켓에서 내년에도 가장 빠른 성장은 친디아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JP 모건은 최근 내놓은 2008년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 아시아가 1980년대 '3저(低) 시대'의 일본과 같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인플레를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아시아 이머징마켓은 낮은 이자율과 자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강세라는 수혜를 입으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이 당시와 다르지만 아시아 대부분 국가의 생산주체는 국가의 보조금이나 유사한 혜택을 받고 있어 그 영향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는 국제자금의 흐름을 신용경색 충격이 덜 미치는 아시아 이머징마켓으로 몰아가고 있고 들어온 자금이 역내에서 환류하며 고속 성장을 지탱할 것이라는 게 아시아 경제를 바라보는 낙관론의 근거다.


다만 중국에는 인플레이션과 긴축, 인도에는 루피화 강세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등의 함정이 될 수도 있다는 논리도 있다.


특히 메릴린치는 최근 내놓은 2008년 글로벌 시장전망 보고서에서 과열 논란이 있을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에 정부가 긴축 정책을 가속화할 경우 역사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 적이 많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즉 아시아 신흥시장 대부분에서 과잉 유동성에 따른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금리인상 등 긴축 조치를 취할 경우 마치 거품을 일순간에 터뜨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다.


◇ 그 밖에 주목받는 경제권은 =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마켓 이외에도 중남미에서는 브라질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시장 확대 추세가 계속되는가 하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유엔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라질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중남미 평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3년부터 성장률 고공비행을 계속해온 아르헨티나도 내년 6%대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치솟는 물가가 불안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


남미 각국 중앙은행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인플레이션을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한다면 남미 시장의 주기적인 버블 붕괴 사이클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또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유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동지역 경제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란과 이집트 등의 성장률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경제권역도 경제 성장률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세계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