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케네디 센터' 나로우주센터 사람들
[한국일보] 2007년 12월 06일(목) 오후 05:49
밤낮 잊은 외나로도… '스페이스 클럽' 카운트다운
첫 위성로켓 'KSLV-1' 내년 말 발사준비 한창
울퉁불퉁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까지 거쳐 이곳까지 오는데 벌써 여섯 시간. 한 시간을 더 가자 드디어 도로의 중간 중간 바리케이드를 피해 레미콘 트럭들이 분주히 오고 가는 출입구에 다다른다.
공사차량과 인부들의 모습으로 봐선 여느 공사장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사전에 약속을 한 이들만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원조회와 보안서약서를 쓰고 나서야 겨우 출입증을 발급 받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허용된다.
북위 34.26도 동경 127.3도에 위치한 이곳은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최전방 전초기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다.
총 사업비 3,125억 원에 부지 넓이 5,118,642㎡, 나로우주센터는 2000년 12월 건설 사업에 착수해 7년 만인 올해 6월 건축 및 토목공사가 완료되었다. 현재는 발사대 부지 기반 공사와 모의 비행시험이 행해지고 있다. 내년 말이면 이곳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위성 로켓 KSLV-1이 발사 된다. 자력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스페이스 클럽의 세계 아홉 번째 가입 국가, 발사장을 가진 열세 번째 국가가 되는 것이다.
“우주센터는 우주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되는 시설로 우주강대국으로 가기 위한 큰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2008년 KSLV-1에 이어 완전 자립 기술로 만들어지는 KSLV-2 발사체의 2017년 발사를 위한 개발과 시험이 이곳에서 이루어 질 겁니다. 이는 곧 국가 위상 강화와 국민 자긍심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겁니다.”
민경주(54) 센터장은 우주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안보적 중요도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이제 나로우주센터를 통해 국내에서도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됩니다. 정지궤도위성보다 낮게 지구를 돌며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저궤도 위성은 세계적으로 군사 목적을 위해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외의 발사장을 이용하면 위성의 모든 정보도 넘겨줘야 하기에 이 발사장을 보유하는 것은 국가 안보 전략적으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올해 3월부터 이곳에는 연구원 40여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내년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제가 애인 사귄 지 다섯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일주일에 한번 집이 있는 대전에 가기 때문에 애인이 섭섭해 할까 봐 만날 땐 충성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화영(30) 연구원이 애인 얘기로 너스레를 떨며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숙사 생활의 애로를 말한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가고 밤낮이 따로 없어도 불평보단 미래 대한 기대가 더 크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기지를 우리가 만든다’는 자부심이 이곳 연구원들의 힘의 동력이라는 게 체계관리팀 이은정(35) 선임행정원의 설명이다.
나로 우주센터는 발사 후 발사체의 궤도를 추적하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의 제주 추적소를 포함해 발사 전 과정을 통제 지휘하는 발사 통제동, 발사체를 조립하고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인 조립시험시설과 추진기관 시험동, 발사 과정을 관찰하는 광학장비동과 추적레이더동, 그리고 발사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센터 정문 앞에는 우주교육홍보관이 자리하고 있어 내년 4월말 이후 이곳에서 일반인의 관람 및 견학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 = 글ㆍ사진 김주성기자
[한국일보 사진부]
[KSLV-1 모형 : 한국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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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우주개발의 꿈
[서울경제] 2007년 12월 06일(목) 오후 05:12
지난 10월 말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과 페르미노프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이 나로우주센터에서 만나 한ㆍ러 공동으로 개발 중인 소형위성발사체(KSLV-Ⅰ)의 오는 2008년 말 발사와 양국 간 우주 개발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두 장관은 당시 기술적으로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인 발사체 상세설계자료의 한국 이전을 골자로 한 4가지 협력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첫번째 협력 방안은 소형위성발사체 개발과 관련해 러시아가 발사체시스템 상세설계자료를 곧바로 한국 측에 인도하면 이를 검토한 후 러시아에서 양국 전문가들이 합동 검토회의를 갖기로 했다는 것. 특히 양국 장관은 내년 말 나로우주센터의 건설 완공과 함께 한국 최초의 위성발사체를 차질 없이 발사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 실제 지난달 3일 발사체시스템 상세설계자료가 우리 측에 인도됐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과 관련, 고산씨의 훈련ㆍ탑승ㆍ귀환의 성공적 수행과 우주과학 실험장비 인증 절차의 원활한 수행에 합의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우주전자부품 분야의 조인트벤처 설립과 액체로켓엔진 연구개발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의 강점인 정보기술(IT)과 러시아의 강점인 우주기술이 합쳐져 상호 간 이익 창출을 위한 한ㆍ러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국산 우주전자부품의 선별 및 인증기술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이제 내년 말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세계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한 국가로 등록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2호를 실은 소형위성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 9번째로 자력 위성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현재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른바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된 나라는 러시아ㆍ미국ㆍ프랑스ㆍ일본ㆍ중국ㆍ영국ㆍ인도ㆍ이스라엘 등 8개국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의미는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데 있을 것이다.
“한국은 국가 차원의 우주 개발계획이 잘 구성돼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의지가 강하다. 이것이 한국 우주 개발의 장점”이라는 페르미노프 장관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우주 강국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것이다. 우리나라 우주 개발의 산실인 나로우주센터에서 ‘독자적 우주개발능력 확보를 통한 우주강국 실현’이라는 우리의 우주 개발의 꿈은 이같이 지금도 탐스러운 과실처럼 뜨겁게 무르익어가고 있다.
김창우<과학기술부 우주기술심의관>한국아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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