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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young 파워 성역 없는 도전

한부울 2007. 3. 27. 17:07
 

대한민국 young 파워 성역 없는 도전

[중앙일보] 2007년 03월 27일(화) 오전 05:09


[중앙일보 천인성. 한애란] '대한민국 영파워'에게 성역은 없다. 박태환(수영).김연아(피겨스케이팅) 등 스포츠. 모델. 음악 등 문화와 예체능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 국제외교. 학계. 정보기술(IT) 등의 각종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도전한다. 영파워는 스스로 목표를 정해 진로를 주도적으로 개척한다. 작게는 자아 성취를 위해, 크게는 대한민국의 엔진이 되려고 쉼 없이 질주한다. 영파워는 지식. 국제경험. 체격에서 선진국 젊은이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한국인의 위상을 바꿔나가고 있다. 그 저력의 근원에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란 기성세대가 일궈낸 토양이 깔려 있다.

국제기구. 금융계에 속속 진출=1990년대까지 국제기구에서는 한국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엔 사정이 변했다. 유엔 난민판무관실의 이수진(36.여)씨와 인권판무관실의 유종길(36)씨는 개척자 격이다. 각각 10년째.8년째 근무하고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세계화를 기치로 내건 92년 139명에 불과하던 국제기구 진출자는 2007년 3월 현재 24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최은침(28)씨는 2006년 2월부터 동티모르 수도 딜리의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운영하는 일종의 인턴 과정이다. 국제분쟁에 관심이 많은 최씨는 2001년부터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미국 컬럼비아대 평화유지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최씨처럼 적극적인 사람이 많아 다른 나라의 비슷한 과정 수료자에 비해 국제기구 취업률이 두 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투자회사인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송재호(36) 상무는 파생상품 트레이딩 부문의 수장이다. 하루 3조원이 넘는 돈이 그의 손을 통해 전 세계 투자처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인 오수현(31)씨는 2년 전부터 영국계 펀드 '컬로스 글로벌 매니지먼트'에 근무하며 세계를 상대하고 있다. 영국 유학 후 아예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 눌러앉은 경우다. 베인 앤드 컴퍼니. 골드먼삭스 등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에도 많은 영파워가 활약하고 있다.

눈부신 학계약진=조민효(30.여)씨는 지난해 29세의 나이로 미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의 조교수(교육. 행정)로 임용됐다. 대학에 입학(1996년)한 지 10년 만이다. 2004년 미 명문 베일러 의대에 당시 최연소로 교수가 됐던 이수경(31.여)씨는 토종박사(전남대 약학과) 출신이다. 미전역에서 임용된 지 3년 이하의 조교수 중 가장 뛰어난 15명을 엄선하는 '퓨 스칼라(Pew Scholar)'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로 재임 중인 김재욱(35)씨, 한국인 중 수학 분야 최초로 미 대학(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로 임용된 이애자(35)씨도 학계의 영파워를 이끌고 있다.

디자인 분야도 두각=선진국 제품을 베끼기 급급했던 디자인 분야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웹디자이너 설은아(32.여)씨는 칸 광고제 사이버부문 황금사자상과 뉴욕광고제 디자인어워드 금상을 휩쓸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근무 중인 손승호(35)씨는 2005년 MS 창립 20주년을 맞아 실시한 신개념 PC디자인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내년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패션숍 '자인 바이 자인송'의 송자인(35) 실장은 "미국 패션계는 더 이상 모방과 찬탄의 대상이 아니다"며 "IT 강국의 이점을 살려 외국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찾으면 미국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천인성. 한애란 기자